(1) 라비올리(Ravioli)
1. 라비올리의 정의
라비올리(ravioli)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파스타 중 하나이다. 파스타 리피엔나 (pastaripiena, filledpasta)의 형태로 파스타 반죽에 치즈, 채소, 생선, 고기 등의 다 양한 재료로 속을 채워 만든다. 원형이나 사각형으로 자른 파스타 반죽 안에 속재료 를 채워 넣은 모양이 작은 만두와 유사하다. 라비올리는 이탈리아의 중북부지역에서 발달한 요리로 정확한 연도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세 시대에 탄생했다는 것이 일반 적인 견해이다. 지역에 따라 모양과 크기, 속재료가 다르고 부르는 이름이 다르며 끓 는 물에 삶아 그대로 먹거나, 다양한 소스에 버무리기도 하며, 육수나 수프에 건더기 처럼 넣어 먹거나 튀겨 내기도 한다.
2. 라비올리의 어원
라비올리(ravioli, 단수형은 라비올로(raviolo))의 어원을 두고는 여러가지 설이 전해 진다. 우선 과거 라비올리의 속재료로 많이 사용되었던 라베지올로(raveggiolo)라는 치즈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설이다. 이설 라비올리가 본래 속재료만을 의미하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속재료를 감싸는 파스타 반죽까지 아울러 지칭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감싸다(wrap)'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리아볼게레 (riavvolgere)'에서 파생되었다는 의견과 중세시대에 작은 순무(smallturnip)만한 사 이즈를 뜻하는 '라비올라(Rabiola)'에서 유래되었다는 설, 제노바(Genova) 지방에서 '사소한 것(minormatters)'을 일컫는 방언 '라빌롤레(rabilole)'에서 비롯되었다는 설 등이 있다.
3. 라비올리의 기원과 역사
라비올리(ravioli)에 대한 정확한 기원은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세시대에 탄생한 것 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중세시대는 이탈리아에서 파스타 생산 기술이 발 달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라비올리(ravioli)는 1353년 발간된 보카치오(Boccaccio)의 저서 『데카메론』(Decameron)에 등장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벤고디(bengodi)라 불 리는 상상 속 구르메 파라다이스(gourmetparadise)가 등장하는 장면으로 산처럼 쌓 인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가루 위에서 마카로니(macaroni)와 라비올리(ravioli) 를 만들어 닭 육수에 넣고 끓여 먹는 사람들의 광경이 묘사되어 있다.
오늘날 라비올리(ravioli)와 토르텔리(tortelli)는 모두 파스타 리피엔나 (pastaripiena), 즉 반죽 안에 다양한 속재료를 채워 넣은 형태의 파스타에 속한다. 그러나 초기의 라비올리(ravioli)는 주로 속재료(filling)만을 의미했고, 이를 감싸는 파 스타 반죽은 토르텔리(tortelli)라는 이름으로 구분되어 불렸다. 이렇게 라비올리와 토 르텔리를 명확히 구분했던 사실은 14세기 쓰여진 작자 미상의 『요리책 (LiberdeCoquina, Thebookofcooking)』에도 잘 설명되어 있다. 이 책에는 돼지의 뱃살을 곱게 갈고 달걀, 치즈, 우유, 향신료를 넣은 후 달걀 만한 크기의 소, 라비올 리(ravioli)를 만들고, 이것을 파스타 반죽인 토르텔리(tortelli)로 감싸 기름을 넉넉히 두른 팬에 넣고 튀기거나 먹기 전 꿀에 담가 먹는다고 적혀 있다
. 라비올리는 파스타 반죽에 감싸지 않은 소를 재료로 미트볼(meatball)처럼 빚어서 먹기도 하였다. 1284년 발간된 책 『파르마 출신 수사 살림베네의 연대기 (CronicadiFraSalimbenedaParma)』에도 성녀 클라라(SaintClare)의 축제에서 반죽 에 감싸지 않은 라비올리를 먹은 이야기가 나오며, 15세기와 16세기 이탈리아 르네상 스 시대의 유명 셰프였던 마르티노(MestroMartino)와 스카피(Scappi) 역시 파스타 반죽에 감싸지 않고 소 만을 먹는 라비올리의 레시피를 소개하였다. 소 만을 라비올 리로 구분하는 기록은 19세기 펠레그리노 아르투시(PellegrinoArtusi)의 저서 『주방 에서의 과학과 잘 먹는 법(TheScienceintheKitchenandtheArtofEatingwell)』에도 남 아 있다. 아르투시는 로마냐 스타일의 라비올리는 리코타 치즈, 달걀, 밀가루로 빚은 작은 소를 끓는 물에 삶아 치즈와 미트 소스로 맛을 낸 것으로 소개했으며, 제노바 스타일의 라비올리는 파스타 반죽으로 소를 감싸 만들기 때문에 엄격한 의미에서는 라비올리라 할 수 없다고 설명하였다
이후 라비올리가 언제부터 오늘날과 같이 파스타 반죽으로 소를 감싸는 형태로 정착 하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생면을 사용하는 이탈리아 중북부 지방을 중 심으로 지역에 따라 모양과 크기, 속재료 그리고 불리는 이름까지 다양하게 진화하였 다. 모양과 크기 속재료 등이 달라 이름을 달리 부르는 경우도 있지만, 특히 어떤 경 우에는 똑같은 형태를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고, 전혀 다른 것을 같은 이름으로 부를 때도 있어 오늘날 전해 내려오는 다양한 라비올리의 종류와 특징을 명확히 정의 하기는 어렵다
라비올리와 같이 파스타 반죽에 다양한 재료로 속을 채워 만드는 파스타 리피엔나는 생면을 사용하는 이탈리아의 중북부 지방 특히 포 밸리(Povalley)에서 발달하였다. 보 통 4cm 정도 크기의 사각형 모양으로 자른 파스타 반죽에 시금치, 리코타, 파르미지 아노 레지아노 치즈로 속을 채운 '디 마르고(dimagro, 기름기가 없고 담백함)' 형태 가 일반적이다. 이 '디 마르고(dimargo)'라는 이름은 가톨릭에서 유래된 것으로 금육 을 실천해야 하는 사순절 금요일에 시금치와 치즈로 만든 담백한 라비올리 요리를 즐 겨 먹었기 때문에 붙여졌다. 사순절 기간 외에는 일반적으로 고기 또는 생선으로 채 운 것도 많이 먹는다
카손첼리(casoncelli)
롬바르디아 특히 베르가모(Bergamo), 발 카모니카(ValCamonica), 브레스치아 (Brescia)에서 주로 먹는다. 보통 반달형으로 지름은 약 4cm 정도의 중간 크기다. 속 재료는 지역에 따라 다르다. 대표적으로 베르가모 지방에서는 송아지 고기, 소시지, 건포도, 향신료(계피, 넛맥, 후추)와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빵가루로 소를 빚어 넣고 따뜻하게 녹인 버터와 세이지(sage)에 버무려 낸다. 취향에 따라 판체타를 넣기 도 한다.
토르텔(tortelli)
롬바르디아, 토스카나 등의 이탈리아 북부 지방에서 주로 먹는 라비올리 종류이다. 원형, 사각형, 반달형으로 빚으며, 지름은 5cm 정도로 비교적 큰 편이다. 단호박을 넣은 롬바르디아의 토르텔리와 고기를 주로 넣은 토스카나의 토르텔리가 유명하다. 달콤한 맛의 토르텔리는 크레마(Crema) 지역에서 특히 유명하다. 모스타치니 (mostaccini)라고 불리는 크레마 지역의 전통 쿠키와 아몬드 가루, 건포도, 설탕에 절인 유자청, 레몬 제스트, 달걀,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마르살라(narsala), 넛맥 등으로 속을 채워 만든다. 크레마 지역에서는 특별한 날에 달콤한 토르텔리를 먹는 전통이 있다
토르텔리니(tortellini)- 비너스의 배꼽 모양
에밀리아 로마냐, 특히 볼로냐(bologná)와 모데나(Modena) 지역에서 주로 먹는 종 류이다. 모양은 카펠레티(cappelletti)와 유사하나 주로 사각이 아닌 원형 반죽으로 빚 는 점이 다르다. '작은 토르텔리(tortelli)'라는 뜻의 이름처럼 지름이 2cm 정도로 매 우 작다. 보통 모르타델라(mortadella), 프로슈토, 송아지 고기 등의 육류와 파르미지 아노 레지아노 치즈, 달걀 등으로 속을 채우며 토마토 소스에 버무리거나 육수에 담 가 낸다
토르텔로니(tortelloni)
롬바르디아를 비롯한 이탈리아 북부 지방의 라비올리이다. 일반적으로는 크기가 큰 토르텔리니(tortellini)나 카펠레티(cappelletti)를 지칭하나, 때로는 토르텔리(tortelli) 보다 더 큰 형태를 일컫기도 한다. 주로 고기나 채소로 만든 소를 넣는다. 특히 포르 치니 버섯과 리코타,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양파로 소를 만들어 넣고 버터와 . 세이지로 버무린 버섯 토르텔로니기 유명하다
아놀로티(agnolotti)
피에몬테를 비롯한 이탈리아 북부 지방에 걸쳐 주로 먹는다. 원형, 사각형, 반달형, 주름을 잡듯 손가락으로 반죽을 꼬집어 모양을 잡은 것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지름 이 5cm 정도로 비교적 큰 편이다. 피에몬테 지방에서는 전통적으로 삶은 소고기, 햄, 시금치,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와 달걀로 소를 빚고 그래비(gravy)와 버터, 파르 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로 버무려 낸다. 취향에 따라 세이지나 트뤼플을 곁들이기도 한다.
아놀리니(anolini)
에밀리아 로마냐의 파르마(Parma)와 피아첸차(Piacenza) 지방의 라비올리이다. 보 통 원형과 반달형으로 지름은 약 4cm 정도의 중간 크기다. 주로 고기로 속을 채우고 육수에 담가 내거나 고기로 만든 소스로 버무린다
.
판소티(pansotti)
리구리아에서 주로 라비올리 종류이다. 반죽을 원형이나 사각형으로 자른 후 반으로 접어 반달모양으로 만들며 지름은 5cm로 비교적 큰 편이다. 판소티는 이탈리아어로 “불룩한 배(bigbellies)"를 의미한다. 제노바 지방에서는 리코타, 파르미지아노 레지아 노 치즈, 엔다이브(endive), 순무(turnip), 마늘로 소를 빚고 호두로 만든 소스를 곁들 여 먹는다.
카펠레티(cappelletti)
에밀리아 로마냐 지방의 라비올리 종류이다. 지름이 약 3cm 정도로 작은 편이다. 카펠레티는 생긴 모양처럼 '작은 모자(smallhat)'라는 뜻이다. 사각형으로 자른 파스 타 반죽의 중앙에 소를 얹고 반죽을 대각선 방향으로 접어 삼각형 모양으로 만든 후, 가장자리를 봉하고 다시 양 끝을 붙여 모자 모양으로 만든다. 보통 돼지고기, 송아지 고기, 프로슈토 등의 육류와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로 속을 채우고 닭고기 육수 에 담가 낸다.
5. 라비올리 만드는 방법
롬바르디아 주의 만토바 지방의 전통 요리인 단호박 라비올리(토르텔리라고도 함)를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단호박 소를 만든다. 단호박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오븐에 굽는다. 단호박이 적당히 익으면 믹서기에 넣고 페이스트(paste) 상태로 갈아 준다. 여기에 만토바 산 겨자(mustard) 다진 것, 아몬드 가루, 소금,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넛맥, 레몬 제스트를 넣는다. 모든 재료를 골고루 섞어준 후 재료의 맛과 향이 서로 배고 어우러 지도록 잠시 그대로 놓아 둔다
밀가루에 달걀, 소금, 물을 넣고 파스타 반죽을 한다. 반죽을 얇게 밀어 동일한 크기 의 두 장으로 나누어 둔다. 준비해 놓은 속재료로 작고 동그란 모양의 소를 빚는다. 얇게 밀어 놓은 파스타 반죽 위에 약 5cm 간격으로 단호박 소를 나란히 올려 놓는 다. 이 위를 나머지 파스타 반죽 한 장으로 덮고, 아래 위 반죽의 가장 자리가 잘 맞 물리도록 붙여준다. 톱니바퀴처럼 생긴 칼을 이용하여 사방 약 4cm 크기의 정사각형 모양의 라비올리가 되도록 반죽을 잘라 준다. 끓는 물에 라비올리를 넣고 삶은 후 건 져 내 접시에 담고 따뜻하게 녹인 버터와 그라나파다노(granapadano) 치즈 가루로 버무려 낸다
6. 라비올리 먹는 방법
라비올리는 그냥 끓는 물에 삶아 먹거나, 다양한 소스에 버무리거나 육수, 수프에 건 더기처럼 넣어 먹는 등 먹는 방법이 다양하다. 라비올리의 파스타 반죽은 속재료를 감쌀 뿐 아니라, 소스와 육수가 반죽에 배어 라비올리를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해준다. 이탈리아 코스 요리의 첫 번째인 프리모 피아티(primopiatti)일 때는 소스에 버무려 먹고, 추운 겨울철 저녁 식사 메뉴에서는 수프처럼 육수에 넣고 끓여 먹는 것 이 일반적이다.
.
.